사회주의 계산 논쟁이란 1920~30년대에 루드비히 폰 미제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오스카르 랑게, 존 테일러 등이 사회주의사회에서도 경제계산, 즉 합리적인 자원배분이 가능한가를 둘러싸고 전개한 논쟁이다.

논쟁

1단계

사회주의 계산 논쟁이 시작하기 전 전시공산주의를 두고 세 가지 주장이 있었다.

  • 사회주의자들은 가격이 사회주의 하에서 경제적인 계산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오토 노이라트(Otto Neurath)는 경쟁적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라는 공통척도의 도움 없이도 실물 형태의 계산만으로 정확하게 계획경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 노동량과 에너지량을 가지고 공통의 가치척도로 사용할수 있다는 주장.

그러나 전시공산주의의 실패와 함께 미제스가 반박하기 시작하면서 2단계 논쟁으로 접어든다.

2단계

미제스전시공산주의 체제에서 전쟁 동안 주어진 수단과 목적 하에서 이루어지는 단순한 기술적 극대화의 문제와 경제문제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경제문제는 한정된 자원이 서로 경쟁하고 경합하는 가운데 배분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초점이다. 전시체제에서는 수단과 목적이 모두 일치단결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조성되어있는데 미제스는 이런 단계에서는 경제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전시체제가 아닌 상황에서는 이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의 공통 가치척도에 대한 설명은 서로 경합하는 관계에서 선택이 주어지며 이에 따라 기회비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회비용은 경제문제의 필요조건이자 충분조건이다. 전시체제에서는 정부의 목적달성을 위해 모두가 자신의 기회비용을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이런 체제가 지속될 수 없다. 따라서 사유재산제도가 시장 형성의 조건이며 시장이 부재할 때 기회비용에 대한 산출이 불가능하며 이에 따라 자원배분도 합리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자유시장경제체제 아래에서는 시장가격이 수요공급을 조정하는 지표로서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지만,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생산재에 관한 경쟁시장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시장가격이 성립하지 않으며, 따라서 합리적인 자원배분을 위한 계산 수단이나 선택의 지표도 없다고 주장하였다. 미제스는 자원에 대한 시장 가격에 의해 제공되는 안내가 없으므로 사회주의 아래에서 중앙 계획가들이 경쟁적인 사업들의 상대적 중요성을 고려하도록 사회주의 생산사업들을 계획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3단계

랑게의 주장

오스카르 랑게는 <사회주의 경제이론에 관하여(On the Economic Theory of Socialism, 1938)>를 발표하였다. 랑게는 시장이 사회주의적 균형을 발견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시장이 없다 해도 자원배분의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랑게는 중앙 계획가들이 자원들에 대해 '가격들(Prices)'를 임의로 고지할 수 있고 사회주의 생산 관리자들에게 그들이 해당 생산계획들을 세울 때 이 자원 가격들을 사용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고 하면서 미제스에 반박했다.

오스카르 랑게의 주요 논점

  • 소비재에 대한 시장이 존재하며 소비재의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된다. 임금도 시장에 의해 결정되며 직업선택의 자유에 따라 노동시장이 존재한다.
  • 자본재의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중앙계획당국에 의해 관리되며 이때의 가격은 일종의 모색절차에 의해 결정된다.
  • 투자율 및 축적율의 결정은 중앙계획국에서 결정하지만 상당부분 자의적일 수 밖에 없다.

소비재와 임금은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자본재는 시장에서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자본재의 자원 배분이 계획 당국에 의해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있느냐가 랑게가 증명하고자 한 논점이다.

  1. 우선 계획 당국은 임의의 가격을 가지고 기업 관리자에게 두 가지 원칙을 사용하여 생산을 계산하도록 위임한다.
  2. 두 가지 원칙이란 첫째, 해당 가격에서 단위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생산기술을 선택할 것, 둘째 한계 비용과 가격이 일치하는 산출량을 선택하는 것이다. 만약 모든 기술들이 수확체감, 수확불변을 따를 때 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하도록 산출량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투입 요구량과 산출 공급량을 중앙계획국에 보고한다.
  3. 중앙계획국에서는 이 보고를 기초로 수요-공급이 일치하는지를 파악한다. 수요초과시 생산재의 가격을 높이고, 공급초과시 생산재의 가격을 내린다. 이렇게 조정된 가격을 다시 기업에 제시하고 이 과정은 수요-공급이 일치할 때까지 반복된다.

하이에크의 주장

하이에크는 랑게의 주장에 대해 중앙계획국의 관리자가 기업 관리자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합산오류라고 공격하였다. 지식에는 암묵지(tacit knowledge)가 있고 이는 서면이나 기록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닌 경험과 감각으로 전달되는 것임으로 실제 지식의 총합과 계획당국이 보고받은 정보의 합은 일치하지 않을것이라는 것이 하이에크의 주장이다. 따라서 자원배분의 효율적인 배분도 기대할 수 없다.

두 번째로 중앙계획국이 기업 관리자들에게 이윤 극대화 이외의 그 어떤 것을 요구하는 정도만큼 기업 관리자들은 그 기업이 입게 되는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시장에 대한 중앙계획국의 어떠한 개입도 기업관리자로 하여금 책임 선을 벗어나게 하여 결과적으로 결실에 대한 모든 책임을 계획국이 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4단계

야노스 코르나이(Janos Kornai, 1928-)는 1993년 연성예산 제약론을 제시한다. 코르나이의 연성예산 제약론은 시장에 개입하는 중앙계획국이 손실에 대해 기업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하이에크의 주장을 보다 분명하게 하였다. 사회주의에서 중앙계획국은 기업 관리자들이 목적달성에 실패하거나 도태되기 시작할 때 그 파산을 막기 위해 대출이자나 세금을 절감시켜주었다. 즉 중앙계획국의 관료들은 기업의 실패에 따라 자신이 책임을 질 일을 피하기 위해 연성이자, 연성세금을 이용하여 은폐하는 것이다. 결국 기업관리자는 목표달성 기준이 언제든지 협의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목표지시를 내린 계획국의 지시를 더 이상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기업의 적자를 중앙정부가 계속 메워주게 되면 방만한 기업 운용을 가져오고 결국 소비에트 연방이 몰락한 데서 하이에크코르나이의 주장이 옳았음을 알 수 있다.